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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안내] 남태평양

    저자:이윤길 / 출판사:신생(전망)

    [작품 소개] 선장 출신으로 시인이자 소설가로 꾸준히 활동해 온 이윤길 작가의 해양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남태평양」 「북태평양」 「남서대서양」이라는 굵직한 중편소설 3편이 실려 있다.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핍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남태평양」은 요트를 타고 남태평양을 홀로 항해하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사랑에 도전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북태평양」에서는 원양어선 선원으로 시작하여 선장이 되기까지 파란만장하였던 작가의 자전적 생존기를 담고 있다. 「남서대서양」은 포클랜드 인근으로 출어한 원양어선의 조업 전개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고난과 모험 속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려는 바다사람들의 희망과 절망의 서사를 통하여 인간 존재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소설집이다. [작품 평] 항해의 과정은 존재 확인이자 전환의 시간이다. 물의 물질성이 그러한 원초적 계기를 마련하고 그 강도를 부여하나, 현실 속에서 그것은 시련과 고난을 통해 이루어진다. 바다에서의 고난은 모험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요건이다. 모험은 시련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존재로 고양되어 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윤길 소설들을 읽어보면 존재 성숙에 대한 갈망이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갈망은 반드시 시련을 통해 그 강도와 적절성 여부를 시험받는다. 그렇기에 바다로 인해 등장하는 고난의 에피소드, 혹은 모험의 스릴은 이윤길 소설의 주제 형성을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 할 구성 요소가 된다. (⋯) 위기와 그 위기를 통한 존재의 승화로서 신성의 획득은 모험의 궁극적 의미가 된다. 그것은 모두 존재의 승화와 맞물린 동일성의 회복을 가리킨다. 결핍이 주는 존재의 불모와 무의미로부터 존재의 생기와 의미를 획득함으로써 삶의 활기를 확보하였다는 뜻일 것이다. 이윤길에게 삶의 활성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련과 그 시련의 극복이라는 모험의 발동에 놓여 있다. ―김경복(문학평론가) 작품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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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안내] 나미브사막풍뎅이의 생존법

    저자:김서련 / 출판사:파란나무

    작가 김서련은 <슬픈 바이러스> <폭력의 기원> <녹색 전갈> 이후 45일간 남미여행을 토대로 4번째 소설집을 펴낸다. 남미여행을 하면서 작가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모색했고 남미의 신비하고 경이로운 풍광과 그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책은 독자에게 페루 리마의 산동네와 마추픽추, 라구나 콜로라도 호수의 홍학, 파타고니아의 세자매봉,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부에노스아이레스 콜론극장 등 남미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2019년 2월 14일 수요일 오전 7시쯤 작가는 리마 공항에 도착했다. 리마는 2월 13일 수요일이었다. 날짜변경선 가까이 있는 지역이라 한국보다 하루 늦은 시간이었다. 페루 리마!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서 가서 죽다’를 떠올리면서 짐을 찾고 여름옷으로 갈아입었다. 공항은 여름 복장과 겨울 복장이 뒤섞여 있었다. 일행들과 이국적인 그림이 있는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놀다가 승합차 두 대에 일행은 나눠타고 숙소로 향했다. 생각보다 거리는 낡았다. 건물들도 낡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볼 때 시가지가 매우 정갈해 보이고 단아해 보였다. 대부분 벽돌집이라는 인솔자의 말을 듣고는 아주 아담하고 이쁜 거리를 상상했다. 페인트칠이 오래되어 낡은 냄새를 팍팍 주는 집들이고 빈집도 보이고 가게들도 허름했다. 공항 근처의 거리는 한 마디로 퇴색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황량하고 삭막했다. 45일 남미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리마 2일째는 리마 아르마스 광장과 주변의 구시가지를 둘러보고 산 크리스토발 언덕에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본 것은 척박하고 삭막한 풍경이었다. 잿빛 산동네에는 푸른색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거대한 흙무덤인 듯한 산에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나미브사막 풍뎅이의 생존법>탄생했다. <꽃분홍빛>은 칠레의 국립공원 토레스 델파이네에서 야영을 할 때 건너편 호텔에서 본 세자매봉을 물들인 연분홍빛이 만들어낸 소설이다. 살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그는 아내와 심각한 갈등으로 별거하고 파타고니아로 여행을 떠난다. 야영을 하면서 세자매봉을 감싸는 꽃분홍빛 아침 햇빛을 보고 그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의 순수한 떨림을 떠올린다. <태양의 문>은 페루의 마추픽추에서 태양의 문으로 가는 길이 배경이다. 꿈과 희망을 대해 말하고 있다. 마추픽추로 가는 길에 박의 부고 문자를 받은 주인공은 영화 대신 현실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영화의 길로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따뜻한 질감의 색>은 2박 3일, 우유니에서 사막을 횡단하여 칠레로 가면서 본 풍경과 콜로라도 홍학을 배경으로 썼다. 나는 회사에서 상사와의 갈등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남미 여행을 떠난다. 지프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고 콜로라도 호수에서 홍학을 보면서 내면 밑바닥에 깔려 있는 감정의 선을 추적한다. <내 생애 찬란한>는 아르헨티나 콜론극장의 ‘리골레토’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는 길이 배경이다. 여행에서 길을 찾듯 나는 낯선 땅에서 길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나는 숙소에서 혼자 콜론극장을 찾아간다.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요양보호사로 노인에게 폭력을 당하면서 남편의 무언의 폭력을 인지하고는 분노한다. 그 대가로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한다. 길을 찾으면서 두려움의 정체를 인지한다. <불의 땅> 지구의 끝에 있는 우수아이아에서 식어가는 열정을 되살린다. 경아는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싸늘하게 식는 순간 나타난 뱀의 환영에 대해 이서정에게 말한다. 대화 끝에 경아는 모 작가의 그림을 표절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것이 줄곧 자신의 삶을 지배해온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여행을 했을 때의 지금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처럼 일상을 떠난 여행은 자신이 처한 현실과 관계,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주고 앞으로의 삶을 모색하고 살아갈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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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안내] 누구십니까

    저자:전미홍 / 출판사:도화

    전미홍 작가가 펴낸 두 번째 작품집으로, 한 여인과 그의 남편 이야기를 가족들의 다층적인 시점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는 연작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어느 정도 자전적 요소가 들어있지만 슬픔에는 침윤되어 있지 않다. 울분과 분노, 고통과 눈물의 수식이나 감정을 배제한 간결한 문체로 장애인(꼽추) 여인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핍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를 단순하게 1인칭 단수가 아닌 가족이라는 복수의 화자로 끌어가면서 감정의 과잉 표현이나 주관적 표현 없이 인간세계의 현실을 객관성에 입각하여 포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삶의 굴곡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깊이 있는 시선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온 부모세대에게 바치는 헌사,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우선적인 의미일 것이다. 전미홍 작가의 연작소설 『누구십니까』의 세계가 설득력을 얻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방이 막힌 세계를 사실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파고들어 탐색의 깊이와 타당성을 얻고 있다. 특히 장애인이거나, 그로 인해 감당해야 하는 어둠이거나 벽이거나 하는 조건들의 가시화로 한 여인의 삶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가족들의 각기 다르면서도 복합적인 시선은 분위기나 사건을 순식간에 현장감 있게 살려내고, 그녀를 둘러싼 파편으로 존재하던 장면들을 한데 모으는 내적인 동력으로도 작용한다. 그래서 마침내 독자들로 하여금 이 소설을 그녀에 얽힌 온전한 하나의 서사로 기억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은 탁월하다. 유난히 힘겨운 시대를 견뎌온 부모세대의 고통과 상처가 무의식이나 의식의 깊은 곳에 은폐되었다가 의식 밖으로 끄집어져 나올 때 더욱 커지는 아픔을 작가는 연작소설 『누구십니까』를 통해 성실하고도 값지게 증언하고 있다. 「응시」는 이 연작소설 전체를 외피처럼 둘러싼 작품으로 화자인 M이 아트페어에 전시할 작품을 ‘돌, 점, 얀, 꽃, 소, 술, 모(母)’의 모티브로 작업을 하는 이야기이다. 이 연작소설에서 이 작품은 무엇보다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그것은 M이 이성과 비이성, 실재와 환상, 의식과 무의식, 자기와 타인 사이, 그 경계의 흔적을 뭉개버린 공간을 캔버스에 올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서사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도 인과의 개연성을 바탕으로 세심한 부분의 사실성을 고려하면서 진행되어 오다가 문득 화자가 자신이 처해 있는 곳을 집중해 들여다보는 순간의 강렬한 에너지를 느끼게 하고 있다. 마치 M이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모티브처럼. 「그녀」에서의 화자는 숨기고 드러내지 않고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린 꼽추 엄마의 기억을 소환한다. 그 기억의 시‧공간 속에서 자신을 둘러싼 고통의 근원, 원망의 근원, 죄의식의 근원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데, 그것이 없다면 현재의 자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임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아가신 후 오랫동안 잊었다고 믿었던 엄마가 하반신이 마비되고 실명해 방안을 기어 다니면서도, 혈액이 돌지 않아 심장 근육이 괴사하기 직전까지도, 친척이나 지인들의 안부를 묻고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걱정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스스로 잊히지 않은 것은 이렇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표제작 「누구십니까」는 아내를 잃은 후 의욕상실에 시달리면서 딸을 몰라보는 섬망 증세에 시달리는 남자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 이 남자는 꼽추 여자의 남편이다. 화자인 딸의 진지하고 차분한 서술과 정신과에 다니는 아버지의 진정성 있는 고백이 어우러져 한 인간이 현실적 맥락을 이탈해 무너져 내리는 현장을 정교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처음의 자리로 되돌아가 ‘누구십니까?’하고 질문할 수밖에 없다. 「아들아, 춤을 춰보아라」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호소이다. 화자인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과 아내가 받은 진짜 상처가 무엇이고, 어떤 외로움과 어떤 그리움이 그들을 괴롭혔던 것인지, 욕망의 얼굴과 그로 인한 유실과 망각을 돌아보고 그 고통의 질감을 다시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도 아들의 엄살과 변명의 진심까지 살펴보게 만들어 상처와 고통을 섣불리 확정지어 인식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식이 곤란한 자리를 우리들에게 떠맡겨 우리가 그 상처와 고통을 경험하게 만든다. 「5분 전」의 화자는 아내를 잃은 후 의욕상실에 시달리면서 딸을 몰라보는 섬망 증세에 시달리는 남자를 장인으로 모시고 살았던 사위 익도이다. 무용수인 아들이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희귀난치병에 걸리고, 장인 장례식을 치른 후 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익도의 현재를 작가는 유머스러울 만큼 가벼우면서도 날카로운 간파력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작품이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꼽추 할머니의 손녀가 화자인 「할머니는 코끼리를 탄다」는 별종의 한 세계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서사가 독특하다. ‘명상센터, 진짜 주인, 코끼리와 할머니, 죽음의 유무, 인식의 전환, 선정삼매’로 짜여진 상상력은 현실감의 통제를 벗어난 세계를 떠돌면서도 이야기는 계시적이다. 그것이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상상력의 두께를 키우고 있다. 할머니와 코끼리의 상황적 인과성을 현실감으로 채우지 않고 비유나 상징으로 표현해 세상에 붙박인 세상이 흔들리고 경계는 무너지고 풍경은 모호해진다. 그것은 발을 디딘 현실도 아니고 또 다른 세계도 아닌 어떤 공간이다. 그곳은 선정삼매에서 오는 기이하고 폭발적인 활력으로 인해 뻥 뚫린 공백 같은 곳으로 탈바꿈하는데, 이 모든 중심에는 화자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외할머니의 기억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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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안내] 도망자의 마을

    저자:이정임 / 출판사:걷는사람

    『도망자의 마을』에서 작가는 열심히 살수록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불편하고 고단해지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주체들을 선보인다. 이들 모두가 우리 곁에 숨 쉬는 이웃이요 바로 나 자신 같다. 백수가 되어 가난한 산동네에 살면서 치매 걸린 엄마의 요양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나(「오르내리」), 부지기수로 사기를 당한 아버지를 둔 덕분에 버는 돈을 모두 빚을 갚는 데 써야 하는 수현(「도망자의 마을」), 과로와 스트레스로 각종 지병을 안고 있지만 직장에서 병가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나(「점점 작아지는」), 신장 투석을 해야 하는 홀어머니와 사는 프리랜서 비혼주의자 수안(「뽑기의 달인」), 서로에게 안정감을 느끼며 함께하는 무직 비혼주의자 고무와 호양(「벽, 난로」), 치매에 걸린 엄마가 나날이 변해 가는 모습을 맞닥뜨리며 두려워하는 이선(「비로소, 사람」)이 그들이다. 해설을 쓴 장예원 평론가가 강조한 것처럼 이정임의 소설은 “모두가 〈달려라 하니〉의 하니처럼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도, 달리기 순위 안에 들지 않아도, 서로가 곁을 내주는 ‘작은’ 벗이 되어 주기만 한다면 잠시나마 ‘고독한 자아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그들이 세상의 기준에서는 있으면서도 없는 구름 같은 존재들일지라도” 말이다. 물론 소설 속 인물들은 그들이 처한 답답한 현실을 인식하고 있기에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집 『도망자의 마을』의 주체들은 고달픈 장면들을 응시하며 그 안에 가득한 고통을 들이마시면서도 비관에 빠져 있지만은 않다. 오히려 이정임의 소설에서는 삶의 고달픔 속에서도 특유의 명랑성이 느껴지는데, 그것이 곧 암담한 현실을 적절한 경계와 한정으로 형식화하는 이정임만의 “예술적 능력”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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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안내] 호모 위버멘쉬

    저자:신호철 / 출판사:문이당

    201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문어」로 등단한 신호철의 첫 장편소설 『호모위버멘쉬』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양자역학에 관심을 가졌고, 그 속에서 문학적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문학 장르에서, 생명과학이라는 필터가 가미된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호모위버멘쉬』는 인간이 성취한 무수한 가능성 일부를 끄집어낸 이야기다. 인간이 장차 어떻게 변모할지, 변한다면 그것을 과연 진화라고 할 수 있을지, 진화의 방향은 오직 번성으로만 향하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어떤 최종적 목적을 가졌는지에 관한 호기심이기도 하다. 채신과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이 폭증하고 있었다. 지난주부터 갑작스레 일어난 변괴였다. 발병자 추세는 병원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뉴스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떠들어댔다. 질병관리본부에서 긴급 역학조사에 돌입했다는 멘트 끝에 공항 입국자 체온을 검사하는 장면도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평범한 전염병이 아니다. TV에서는 ‘코로나’나 유행성 독감이 아니라 ‘루푸스’라는 자가면역질환에 가깝다는 의사 인터뷰를 방영했다. - 본문 중에서 인간은 진화되고 있다. 누군가 그렇게 평가한다면, 진화된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진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인간성은 어떤 형태이어야 할까? 철학자 니체는 극복한 인간에게 ‘위버멘쉬’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성이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정의할 수 없다. 그렇게 전 세계를 공포의 시대로 몰아넣었던 펜데믹 시대를 거쳐 AI 시대를 맞이했다. 기발하고 미래지향적인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이기도 하다. 에덴스피어는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킬 인공생태 실험장이다. 미래의 먹거리인 인공배양육은 상상 속의 음식이 아니라 실제로 전 세계의 생명공학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며 실제 고기처럼 마블링까지 살아있는 배양육을 생산해 내고 있다. 우리가 늘 먹는 육류뿐만 아니라 과일이나 채소까지 식물배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간은 늘 필연을 추구하면서 우연을 기대했고, 근원을 아는 욕망에도 기꺼이 굴복했었다.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이기적이었고, 현명하면서 모순덩어리였다. 한마디로 어떤 단어로도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인간에 관한 이야기는 나 자신의 색깔을 혼자 규정해야 하는 일처럼 재미없고 공허할지 모른다.『호모위버멘쉬』는 인간이 성취한 무수한 가능성 일부를 끄집어낸 이야기다. 인간이 장차 어떻게 변모할지, 변한다면 그것을 과연 진화라고 할 수 있을지, 진화의 방향은 오직 번성으로만 향하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어떤 최종적 목적을 가졌는지에 관한 호기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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